노인들에게 절대해서는 안 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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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11-13 15:46 조회3,66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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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에게 절대해서는 안 되는 말
관주산 정상에서 허리 돌리는 기구를 이용하여‘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일찍 오셨네!”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빙그레 웃고 있다. “오셨어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그게 여기를 오려고 집에서 막 나왔는데
우리 아버지께서 급히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하셨어.” “왜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우리 어머니께서 아침에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다 넘어지셨던 모양이야 그런데 아버지 혼자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나에게 전화를 하셨더라고.” “그러면 어머니는 많이 다치셨나요?”
“주방에서 넘어지셨는데 얼마나 크게 다쳤겠어? 넘어지면서 조금 놀라셨던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병원에서 주사 맞고 약(藥) 일주일 분 타고 해서 집으로 모셔다드리고 오니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크게 안 다치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러면 금년에 아버지 연세는 어떻게 되세요?”
“올해 아흔 세 살이거든.” “그러면 건강하신가요?” “아주 건강하신 편이야.” “식사는 잘 하시고요?” “지금도 밥은 한 그릇 씩 젊은 사람 못지않게 드시거든. 그래서 건강하신 것 같은데. 문제는 아흔 세 살이면 적은 나이도 아닌데 지금도 일 욕심이 많아 있는
농사를 다 지으려고 하시거든.” “건강하니까 그렇게 농사를 지으려고 하지 당신 몸이 안 편하시면 그렇게 하겠어요? 그러면 어머니는 금년에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올해 여든 아홉 살이거든.” “그러면 식사 잘 하시나요?” “그런데 어머니는 식사를 잘 안하시더라고.”
“왜 그러실까요? 혹시 어디 불편하실까요?” “내가 보기에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 것 같은데 아버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끔 어깨 쪽이 많이 불편하다고 그러거든, 그래서 병원에 모시고가서 x-ray를 촬영했는데 담당 의사께서는‘별 이상 없다!’그러니 답답하더라고.” “혹시 한의원에서
침은 맞아 보셨을까요?” “침도 몇 번 맞아보기는 했는데 크게 효과는 없는 것 같더라고. 그래도 작년까지만 해도‘내가 인자 죽을 때가 되야서 이라고 어깨가 아픈가 몰것소? 내가 어서 죽어야 당신도 편하껏이고 우리 애기들도 안 성가시꺼인디 으째 안 죽는가 몰것소?’
그러다 아버지하고 크게 한번 싸우신 뒤로‘죽는다!’소리는 안 하는 것 같더라고.”이야기를 나누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후배가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하나 해 드릴까요?”하더니 “저의 처갓집에 그러니까 제 처로 해서 당숙모 뻘 되는 분 나이가 구십 살쯤 드셨다고 그러는데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가면 ‘인자 살만큼 살았응께 죽어야 쓰꺼인디 으째 이라고 안 죽는가 몰것소? 혹시 묵으문 카만이 죽는 약 있으문 누가 잔 갈쳐주씨요!’하셨다고 그러네요.” “그러면 정말 돌아가시고 싶어 그랬을까?” “그런데 그게 한두 번도 아니고 자꾸 그런 말을 하니까
마을 사람들 누가 좋아하겠어요?” “처음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자꾸 그러면 누구든 싫어하겠지!” “그러던 어느 날 제 처로 해서 올케 되는 분이 마을 사람들과 짜고 미숫가루를 물에 타서 할머니께 갖다드리며‘당숙모! 이약을 잘 흔들어 갖고 잘 때 자시고 주무시문 편안하게 죽는 다요!
그랑께 밤에 잘 때 자시고 주무시시요! 아시것제라?’하고 건네 드리자 아무 소리 없이 받아 마루 끝에 놓더니 올케가 대문 밖에 나가자마자 ‘써글거시 내가 죽으문 그라고 존가 으짠가 죽을 약을 갖다 줘! 아나 너나 쳐 묵어라!’두런거리며 그걸 그릇째 들어 시궁창에 쳐 박았다고 하데요.”
“우리나라 3대 거짓말 중 노인‘어서 죽고 싶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러니 농담이라도 노인들에게‘빨리 돌아가세요!’란 말은 하면 절대 안 되는 말이야!”
제가 살고있는 전남 보성 관주산 단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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