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집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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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06-05 14:53 조회3,71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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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집 쥐
관주산 정상에서 선배 한분과 천천히 내려오는데 길 왼쪽 넓은 밭에서 잘 아는 형님께서 잡초 같은 것을 뽑으며
거름을 뿌리고 있었다.
“형님! 아직 농사철도 아닌데 무슨 일을 벌써부터 시작하셨어요?” “무슨 일이나마나 기왕에 해야 할 일인께
할 것은
미리서 준비를 해야 안 쓰것는가? 그란디 올해는 이상하게 두더지가 밭을 다 파놨네! 이것들을 우추고 해야 쓰
까?”
“그게 사람 몸에 아주 좋다는데 잡아서 고와 드시면 좋겠는데요.” “그란디 그것을 우추고 잡어서 고와 묵으꺼
인가?”하자
옆의 선배께서“덫을 놓으면 된다는디 아직 그것은 안 놔봤제 잉!” “내가 농사 진지도 을마 안된 사람인디 은
제 두더지 덫은 놔 봤것는가?”
“형님 그러면 두더지 때문에 피해가 많으신가요?” “아무래도 농작물 뿌리 같은 걸 갉아먹는데다 밭 둑 같은
데를 파고 다니니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앞으로 밭작물을 심어 놓으면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일 아니겠는가?” “그러시겠네요.
그러면 두더지 약(藥)을 놓으시면 안 될까요?”
“나도 그 생각을 해 봤는디 그것을 으서 팔든가? 내가 약국(藥局)에는 가 봤는디
안 팔드란 마시.” “약국에는 그걸 안 팔아요. 그러니 농약(農藥) 파는 곳으로 가시면 구입할 수 있을 겁니
다.” “그런가?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약국에만 돌아 댕겼으니 그것을 살 수가 읍제! 하여튼 고맙네!”하며 마을 형님과 헤어져 산
을 내려오며
옆의 선배에게 “요즘에는 쥐들이 별로 안 보이는 것 같더니 두더지가 설치나 보네요.”하였더니 “이 사람아!
무슨
쥐가 별로 안 보여 자네 눈에는 잘 안 보이는지 몰라도 우리 집에는 그것 때문에 죽을 지경일세!” “예~에? 형
님 집에는 많다고요?
아니 쥐 살 곳이 어디가 있어 그렇게 많을까요?” “우리 집 다용도실 있지 않은가? 거기서 쥐똥이 한 개씩 보이
드란 마시!”
“왜 그랬을까요?” “그래서‘이상하다! 이게 왜 여기서 보이지!’하고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심야전기 보일러
물탱크 전선 들어가는
조그만 틈에다 새끼를 까놓고 아주 은밀하게 돌아다녔던 모양이야!” “아니 그 구멍은 갓난아기 주먹도 들어가
기 힘든데
거기다 새끼를 까놓았다고요?” “글쎄 그랬다니까 하여튼 그래서 어떻게 쥐를 잡아내기는 했는데 지금도 알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다용도실에 쥐가 들어왔을까?” “아마도 가족 중에 누군가 문을 열어놓고 잠시 방심한 틈을 타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 집을 짓기 전 옛날 집에서 살았을 때 밤이면 자꾸 천장에서 쥐들이 난리를 치고 다녀!”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래서 천장 한쪽을 뜯어내고 끈끈이를 놓았는데 다음날 보니 두 마리가 잡혔더라고, 그래서 그걸 치우고 또
놓았는데
또 두 마리가 잡혀 모두 4마리를 잡아냈는데 그래도 천장에 두 마리 정도가 남아있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집 주
위를 둘러보고
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은 모두 막아 버렸더니 이것들이 밖으로는 나갈 수가 없으니까 옛날 다용도실 기둥
을 타고
밑으로 내려오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잡아내셨어요?” “그런데 쥐약도 놓아보고 쥐덫도 놓았는데 아무리
해도 안 잡혀!”
“그래서 어떻게 하셨는데요?” “그래서 이 궁리 저 궁리하다가 어느 날 고구마박스 손잡이 구멍을 보니 갉아먹
은 흔적이 있더라고
그래서 바닥을 치우고 거기다 끈끈이를 놓았는데 한 밤중에 ‘파다닥~찌~익!’소리가 들려 나가보았더니
쥐꼬리가 끈끈이에 걸려 발버둥을 치더라고.” “그래서 모두 잡아내셨어요?” “하여튼 그 뒤로 아직 쥐 소리는
안 들리니
모두 잡힌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항상 쥐 조심은 해야 할 것 같거든.”
금년에도 어김없이 장미꽃은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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