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스케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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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11-10 14:38 조회3,2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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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스케일링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자 간밤에 예고도 없이 비가 내렸는지 마당은 촉촉하게 젖어있는데 집 뒤쪽 숲속에서는
오늘도“찍! 찍! 찍! 찍”
“짹! 짹! 짹! 짹!” “꾸욱~ 꾸욱~ 꾸욱~ 꾸욱~” 새들의 합창소리가 굉장히 시끄럽게 들려왔다. “너희들
아침마다
그렇게 노래하려면 목도 많이 아플 텐데 조금 조용히 하면 안 되겠냐?” 하였지만 내 말을 못 알아들었는지 더욱
목소리를 높여
고함을 지르는 것 같아 조용히 시키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며칠 전부터 식사를 마친 후 이를 닦은 다음 헹구려고
찬물을 들이키면
왼쪽 어금니가 굉장히 시리더니 어젯밤 막 잠이 들려는데 갑자기 욱신거리며 날이 새도록 무언가 쑤시는 것 같은
통증(痛症)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서 치과(齒科)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서 오세요!”반갑게 맞는다. “왼쪽
위쪽 어금니가
어젯밤부터 굉장히 득신거리면서 아파서 잠을 못 잣거든요. 또 이를 닦고 헹굴 때 마다 엄청 시려서 치료를 받으
려고 왔습니다.”
“그러면 옛날에 혹시 여기서 치료 받으신 적 있을까요?” “제가 정년(停年)하기 전 직장(職場)에 근무할 때 받
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아랫니를 받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윗니가 좋지 않아서요. 흔히 사람들의 그 표현이 적당한지 몰라
도‘득신 거린다!’고 하지요?
그 때문에 어젯밤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그러셨어요?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혹시 옛날에 치료받은
기록이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하더니 잠시 후 “여기 있네요. 그러니까 8년 전에 치료를 받으셨네요.” “벌써 8년이 되었
어요? 엊그제 같은데
세월 참 빠르네요! 그런데 그때는 아랫니를 치료 받았는데 원장님께서‘아직은 괜찮으니 쓸 수 있는데 까지 쓰고
나중에 정 못 쓰게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자!’고 하셨는데 오늘은 윗니가 굉장히 시리거든요.”하자 “제가
보기에 윗니는
하나도 나쁜 게 없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옛날에 치료 받으셨던 아랫니가 사단이 난 것 같거든요. 그러니 그
쪽을 치료하면
괜찮아 질 겁니다.”하더니 치료를 끝내고 “이는 대체적로 상태가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오늘 치료한 이는 아
직은 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렇게 아시고요. 그런데 이빨 사이사이에 치석(齒石)이 굉장히 많아 스케일링을 하셔야 될 것 같거든요.”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고요?”
“왜요? 무슨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그걸 하시면 충치와 치아 상실을 예방을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잇몸 질환
을 없애주고,
흡연이나 다른 원인에 의해 치아에 붙어있는 치석이나 니코틴의 착색을 제거하고. 또 입 냄새 예방도 할 수 있고
구강(口腔) 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일 년에 2번 정도 하실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그것
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오래 되었을 겁니다. 여기 치과 개업하기 전이니까요. 다른 치과에서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마
치
입안에서 무엇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끝난 다음에 시리고, 아프고,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도, 물을 제대로 마실 수도,
없어 며칠을 고생하고 나서‘내가 두번 다시 스케일링을 받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거든요. 그래서
그 뒤로 치과에서‘스’라는 이야기만 나와도 슬금슬금 꽁무니를 뺏는데 오늘 제대로 걸린 것 같네요.” “그러
신가요? 그런데
요즘은 옛날과 달리 기술도 많이 좋아진데다 기계 또한 굉장히 진화(進化)가 많이 되어 옛날처럼 아프거나 또 이
가 시리거나 하지는 않고
가만히 누워만 계셔도 편안하게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저를 믿고 한번 해 보십시오. 아마 절대 후회하
지 않으실 겁니다.”
가을이 익어 가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4일 전북 정읍 내장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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