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들지 않는 사윗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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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06-09 12:21 조회3,7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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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지 않는 사윗감
오늘은 6촌 동생 딸 결혼식이 있어 예식장(禮式場)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혼주(婚
主)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는데
누군가 등을 가볍게‘툭’치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았더니 4촌 동생이 빙그
레 웃고 서 있었다. “동생은 언제 오셨는가?”
“방금 왔는데 형님을 불렀어도 모르고 지나가시더라고요.” “그랬어? 여기 예식
장에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시끄러워서
누가 무어라고 한들 쉽게 알아들을 수나 있겠는가? 그나저나 자네도 딸 결혼 시킨
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잘 되 가고 있는가?”
“날은 받긴 받았는데 사윗감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키도 그렇고, 직장도 그렇고,
그리고 무엇보다 딸 보다 나이가 더 어리거든요. 그런데다 엄마도 없이 아버지 혼
자 아들을 키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조카는 죽어도 좋을 만큼 사윗감이 좋다고 하던가?” “그 정도는 되니까
결혼한다고 하겠지요. 그런데 제 생각하고는
완전히 다르니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참!” “그러면 조카는 신랑 될 사람 무
엇이 좋아‘결혼하겠다!’고 하던가?”
“저의 집에 인사하러 오기 전 미리 시아버지 될 사람에게 찾아갔던 모양이데요.
그런데 남자 혼자 산다는 집이 너무 깨끗하게 정리가 잘 되 있고,
또 고기를 사다 직접 요리를 해 주는데 일류요리사가 해 주는 음식 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고 그러데요. 그런데다 설거지를 하려니까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다.’며 직접 그릇을 깨끗하게 닦는 걸 보고 완전히
‘뿅!’갔나 봐요.” “그렇다면 사윗감을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게,
자네도 잘 아는 우리 옆집 형님 계시지 않는가? 그 분이 딸 시집을 못 보내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다행스럽게 잘 아는 사람이
신랑감을 소개해 줘서 둘이 잘 사귀다 막상 결혼한다고 하니까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반대를 하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설득을 했지‘결혼을 딸이 합니까? 아니면 형님이
합니까?’ ‘딸이 하지!’ ‘그러면 왜 결혼에 반대하십니까?’
‘사윗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요?’물었더니
자네처럼‘이것도 그렇고, 저것도 그렇고.’
그래서‘조카가 형님 말씀대로 그 사람과 헤어져 다른 사람하고 결혼해서 잘 산다
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는데,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잘못되어 형님을 원망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하시
렵니까?’물었더니 아무 대답도 안 하더라고!
그 뒤로도‘딸이 좋다면 그쪽으로 결혼시키세요!’그 소리를 나만 한 게 아니고 주
위 사람들과 친척들까지 나서서 권하니까
할 수 없이 승낙을 했어!”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결혼식 날 예
식(禮式)이 끝나고 집에서 잔치를 하는데
자꾸 형님께서 눈물을 찔끔거리는 거야!” “왜 그랬을까요?” “그래서 왜 눈물
을 흘리세요? 물었더니 그때까지도
‘사위가 한나도 마음에 안든단마시!’하더라고.” “정말 그분도 못 말리는 성질
이 있나 보네요.” “그래서 ‘다음부터
절대 사윗감이 마음에 안 든다! 는 소리는 하지 마세요! 혹시라도 그 사람 귀에 들
어가면 좋다고 하겠어요?’하며 주의를 주었거든,
그리고 그 뒤로 약 7~8개월이 지나고 나서 그러니까 결혼은 봄에 했으니 벌써 겨울
이 됐겠지?” “그랬겠네요.”
“아주 추운 겨울날 메이커가 있는 아주 멋진 패딩 점퍼를 입고 다니더라고 그래서
‘아주 좋은 옷을 입으셨네요?’ 했더니
‘우리 사위가 사 준 옷이야!’하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더라고 그러니 자네
도 마음에 드니 안 드니 하지 말게! 그러다 바보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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