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없이 살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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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12-15 14:19 조회3,8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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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없이 살면 되는 거야!”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자마자 밀려들어오는 상쾌하고 신선한 공기,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들의 아름
답고 밝은 노랫소리는
오늘도 멋진 하루가 될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 하고, 어제 보다 조금 더 높아진 맑고 청명한 가을하늘에는 아주
작고 하얀 솜털 구름
몇 개가 어디론가 멀리 여행이라고 떠나는 듯 손을 흔들며 서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길을 가다 잘 아는 선배를
만났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동생!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는가?” “저야 항
시 잘 있지요.
그런데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누구 말 들으니 농사짓는다고 다시 이쪽으로 이사 오셨다고 하던데요.” “그러
는 자네는 어떤가?
직장에서 정년(停年)은 벌써 했을 것 같고.” “저는 퇴직(退職)한지 벌써 3년이 되었어요.” “그랬어? 그러
면 건강은 어떤가?
누구 말 들으니 암(癌) 수술(手術)을 받았다고 하던데!” “신장(腎臟)에 암에 생겨 수술을 받았는데 이제는 괜
찮아요.”
“신장이라면 콩팥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지요.” “그러면 어떻게 암이 있는 줄 알게 되었는데?” “병원
에서 초음파검사를 했는데
그때 물혹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로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사를 받았는데 2년인가 지나서 암이라고 수
술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형님 건강은 어떠세요?” “내 건강은 좋은 편이야!” “그러면 요즘은 무엇하고 지내세요?” “내가
직장에서 퇴직금(退職金) 받은
돈으로 땅을 약 8백 평 정도 구입했거든.” “그러면 논(畓)을 사셨나요?” “아니! 논이나 밭(田)은 아니고 그
냥 시골의 버려진
땅을 싸게 판다고 해서 구입하여 그걸 밭으로 만들면서 중장비(重裝備)를 불렀는데 장비 임대료(賃貸料)가 얼마
나 비싼지
거의 밭 구입한 비용(費用)이 넘게 들어가더라고.” “그러면 거기서 밭농사 짓고 계세요?” “밭농사라도 8백
평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심심풀이로 짓는 거지.” “그럼 무얼 가꾸시는데요?” “가꾸고 뭐하고 할 것은 없고 누가‘요즘 황칠나무가
수익(收益)이 많다!’
그래서 밭 주위에 황칠나무를 심었는데 잘 자라더니 작년 겨울 추위에 많이 얼어 죽었더라고!” “원래 황칠나무
가 추위에 약하다고 하던가요?”
“웬만한 추위는 잘 견딜 거라고 해서 나무를 싸지 않고 그냥 놔뒀더니 그게 추위에 약했던 모양이야!” “그러
면 다른 나무는 심어보지 않으시고요?”
“다른 나무를 심어서 수익이 확실하게 보장된다면 몰라도 많은 돈 들여 죽기 살기로 심어 놓으면 잘 자라면 좋은
데 말라 죽거나
얼어 죽거나 또 수익이 없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밭농사를 위주로 하고 있어!” “그러면
수익은 얼마나 있던가요?”
“농사지어 수익을 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 누가 그러데‘자네 농장은 마을하고 떨어진 곳에 있으
니
벌을 한번 길러보면 어떻겠냐?’고 그래서 양봉(養蜂)업자에게 한통에 십 5만원씩 50통을 7백 50만원 주고 분양
받아 왔거든!”
“그러면 수익이 조금이라도 있던가요?” “그런데 처음 벌이 왔을 때가 봄이어서 제법 꿀을 따서‘이건 잘만 하
면 괜찮겠다!’했거든
그런데 작년 겨울에 벌들이 거의 다 얼어 죽고 말았어! 얼마나 허탈하던지!” 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러
면 양봉은 실패하신 거네요.”
“그렇다고 봐야지 이제 서너 통 남았는데 그걸로 무슨 돈을 벌겠는가?” “그러면 농사를 지으면서 별다른 수익
을 못 내시면 생활은 어떻게 하세요?”
“그거야 집 사람하고 둘이 사는데 생활비가 얼마나 들어가겠는가? 그리고 농사가 큰 수익을 못 내도 그럭저럭
내 인건비는 떨어지니까 큰 욕심 안내고 사는 거지.”
지금은 모두 져버린 전남 보성 관주산 단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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