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치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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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01-05 14:07 조회3,77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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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치료비
수확이 모두 끝나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시골 들판에 까치 두 마리가 이 논에서 저 논으로 옮겨 다니며
“까~악~깍!”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마을 양지쪽 공터에 조그만 강아지 크기의 알록달록한 고양이 두 마리가 네다리를 쭉 뻗고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누워 있다
사람의 인기척에 놀랐는지 벌떡 일어나 바로 옆 담을 뛰어넘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너희들이 누워있어
도 해치지 않을 텐데
그렇게 도망을 치냐?’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길을 가다 선배를 만났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
셨어요?”
“그래!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나는 항상 잘 있는 사람인디 으짠가? 집안에 별일은 읍으신가?” “별일이야 있
겠어요?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건강은 좋은 편이야! 그런데 자네 암(癌) 수술(手術) 받은 후로 계속 검사(檢査)는
받으러 댕긴가?”
“정기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받는데 왜 그러세요?” “그러면 비용(費用)은 보통 얼마나 나오든가?” “그렇
게 많이 나오지는 않던데요.”
“자네도 알다시피 나도 수술을 받았지 않는가? 그런데 지난 번 검사를 받았을 때는 아홉 가지 검사를 받는데 십
5만원이 나왔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일곱 가지 검사를 한다고 해서 지난번 보다 별로 안 나올 것이다. 생각하고 갔는데 돈이 6십 만
원이 넘게 나왔드란 마시!
을마나 놀랬든지 하마터면 서울서 여그까지 차비도 읍이 걸어올 뻔 했다니까.” “그러면 카드(card)도 안 가지
고 가셨어요?”
“촌사람이 카드를 쓰문 을마나 쓰꺼인가? 여그서도 별로 안 써 버릇한께 잘 안 갖고 댕겨지데!” “그러다 돈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거가 우리 큰 아들이 있응께‘돈이 부족한께 얼마만 갖고 온나!’하문 되제만 우추고 얼렁 애기들한테 손을 벌
리것든가?
그래서‘병원(病院) 검사 끝나문 우리 집 사람 옷이나 한 벌 사줘야 것다.’그라고 쪼금 여유 있게 갖고 가서 다
행이제
만약에 안 그랬드라문 큰 일 날뻔 했단 마시! 그란디 자네는 얼마가 나온다고?” “저는 보통 3~4만 원 정도 나
오거든요.
그리고 병원에서 다음 검사 예약(豫約)을 하면 가예약표라는 것을 주는데 그것을 자세히 읽어보면 ‘원무과에 얼
마를 납부하고
무슨 과로 가세요!’라는 안내가 있어요.” “그란단가? 나는 그것을 뻘로 본께 그란갑구만.” “그리고 대학
병원도
서울과 지방이 다르고 읍내(邑內)에 있는 병원과 의원(醫院) 요금이 다 다르거든요.” “그라문 을마나 차이가
난단가?”
“아무래도 동네의원들이 제일 저렴하고 그리고 읍내에 있는 종합병원 요금이 의원보다 약 절반 정도 더 비싸다
고 그러거든요.”
“그라문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은 여기보다 훨씬 더 비싸것네!” “물론 그러겠지요.” “아이고! 그라문 앞으
로 서울로는 안가야 쓰것네!”
“그러면 다음에 검사 받으실 때 서울 병원에 있는 자료를 모두 지방 병원에 제출하셔야 될 텐데요.” “으째 그
란단가?”
“지금까지 검사 받고 수술 받으신 모든 자료는 서울병원에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지방 병원에서 검사를 해 달라
고 하면
형님에 대한 자료가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모든 검사를 해야 하니 문제가 생
길 것 아닙니까?”
“대차 그라것네 잉! 그란디 누구 말을 들으면 암 치료를 하면 본인 부담이 5프로밖에 안 된다고 그라든디 으째
나는 이라고
돈을 많이 주라 근가 몰것네?” “이것은 제 생각인데요. 저는 암 확진(確診)을 받은 상태라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을 해주는데
형님 같은 경우는 확진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을 안 해주니까 그런 것 같거든요.”
제가 살고있는 전남 보성 제1다원 녹차 밭입니다. (사진은 2012년 12월에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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