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의 나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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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9-01-27 12:47 조회3,6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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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료의 나쁜 습관
관주산에 올랐다 배추와 무가 심어진 밭을 지나 나무들이 깊은 겨울잠을 자고 있는 지름길로 천천히 내려오고 있
는데
선배 한분이 손잡이가 기다란 농기구를 이용하여 감나무 밑에서 무엇인가 부지런히 뒤척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
래서 가까이 다가서며
“형님! 여기서 뭐하세요?” “어? 동생! 지금 어디 다녀오는 길인가?” “산에 다녀오느라고요.” “지금 거
름 잔 넣고 있네!”하며
연신 나무 주위를 파서 옆에 쌓아놓은 시커먼 거름을 넣은 다음 덮고 있었다. “거름은 봄에 넣어야 하지 않나
요?”
“봄에 넣는 것도 좋은데 지금은 추수도 모두 끝나 별로 할 일이 없어 한가하지만 그때가면 논에 거름 넣으랴, 종
자 소독하랴,
밭갈이 하랴 바쁘거든! 그래서 지금 넣고 있는 거야!”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동생 지
난번에 수술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디를 받았던가?” “그때 신장(腎臟)에 암(癌)이 있다고 해서 받았는데 지금은 괜찮아
요.”
“신장이라면 콩팥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지요.” “그러면 엊그제 높은 나라로 간 김 주사(主事)는 그때
어디가 암이 있다고 했든가?”
“그때 어디인지는 정확하게 말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간(肝)쪽이 안 좋아 수술을 받았다고 했거든요.” “그
랬어? 그 사람도 참!
생각해보면 정말 안됐어!” “왜 안됐다고 생각하세요?”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직장 생활하면서 그 사람처럼
돈이 아까워 쓰지 못하고
간 사람은 처음 봤어!” “그러니까요. 그런 것을 보면 검소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돈을 놔두고 아까워서 쩔쩔매
는 것도
결코 좋은 것은 아니더라고요.” “그러게 말일세! 그때 사무실에서 전 직원이 5천 원씩 걷어 점심때 맛있는 음
식 사먹자고 했는데
그 돈이 아까워‘자기는 안 먹겠다!’했다가 또‘먹겠다!’했다 그러다 여직원들에게 욕은 다 먹고 그렇게 아껴
높은 나라에 가면서
가지고 갔는지 몰라? 그런데 그 사람은 무엇을 먹거나 또 물건을 산다거나 그런데는 아까워 쓰지 못했는데 노름
판에서는
굉장히 아낌없이 팍! 팍! 쓰더라고!” “노름판이라고요?” “그 사람이 화투(花鬪)는 또 굉장히 좋아했거든!
자네도 알고 있지 않았는가?”
“그것은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나이는 저 보다 한 살 어렸지만 몸이 좋지 않다며 명예퇴직(名譽退職) 했지 않
습니까?
그래서 직장을 그만 둔 후 화투는 멀리하는 줄 알았지요.”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오면 할 일이 뭐가 있겠는
가?
더군다나 암 수술까지 받아 완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직을 했으니 누가 오라하겠는가?” “물론 오라는 사람
은 없겠지만
몸도 성치 않고 그러니 병을 먼저 고친 다음 무엇을 하더라도 해야지 아픈 몸을 이끌고 무엇을 할 수나 있겠어
요?”
“그러니까 말일세! 그런데 그 사람은 일자리를 알아본 것도 아니고 노름판을 기웃거렸던 모양이야.” “노름판
을 기웃거려요?”
“그랬다니까. 그런데 자네도 알다시피 노름하는 곳이 어디 깨끗한 곳인가? 여기저기서 담배피우지, 술 마시지,
그런데다 혹시라도 경찰이 단속 나올까봐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있는 곳이니 어떻게 병(病)이 나을 수나 있겠는가?
오히려 없는 병도 생기는 곳이 노름판 아니던가?” “물론 그러겠지요.” “그리고 돈을 땄다면 몰라도 돈을 잃
으면 또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러다보니 병이 더 깊어졌던 모양이야!” “그러면 치료도 하지 않았을까요?” “치료를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
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그러다 병이 더 중해져서 결국은 높은 나라로 가게 된 것 같더라고.” “그런 것을 보면 사람은
돈에 너무 욕심을 부려도 안 되겠고 쓸 때는 쓰고 아낄 때는 아끼는 지혜가 필요하겠더라고요.”
"나비야! 왜 하필 거기 올라가 있냐? 위험해 보이는데!" "그래도 여기가 따뜻해서 좋아요." (사진은 2016년 늦 가을에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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