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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해 본적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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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10-27 14:32 조회3,0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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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해 본적 있으세요?”

 

지난 7월 중순 장마 때 내린 비를 마지막으로 한 달이 다 되도록 소나기만 한 두 차례 내렸을 뿐 여태까지 계속 비

가 내리지 않은데다,

매일 수은주는 섭씨 37~9도를 오르내리며 지금까지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도로가의 가

로수마저 더위에 지쳤는지

 

축 늘어져 있는데, 동구 밖 정자나무 맨 꼭대기의 매미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여기저기서 매~~, ~~

 하며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오늘은 매월 한차례씩 있는 산행(山行)하는 날이어서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서 모인

다음 조계산(曹溪山)으로 향하였다.

 

우리 일행이 송광사를 지나 해발 720m의 굴목재에서잠시 쉬어가자!’며 자신이 가져온 간식을 내놓기 시작하

였다.

이건 작년 가을에 감나무에서 따 놓은 홍시인데 냉동실(冷凍室)에 넣어두었더니 그대로 있네요. 한번 드셔보

세요.”

 

제가 가지고 온 것은 달콤한 수박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갓 구운 빵을 가져왔거든요.”하고 서로에게

 권하고 있는데

우연히 고개를 돌려보니 숲 한쪽에 아름드리 커다란 고목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왜 저렇게 큰 나무가 쓰려져

있을까?

 

엊그제 태풍(颱風)이 왔다 갔나?”혼잣말로 중얼거리는데 후배 한 사람이 태풍이 왔다 갔다고요?”되묻는다.

 아니 왔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저렇게 커다란 나무가 쓰러져있어 아까워서 하는 말일세!” “나무도

 수명(壽命)이 다하면

 

쓰러져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람도 나이가 많으면 가야하고 나무도 가야하고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겠어

?”하는데 옆 친구가

그란디 옛날 같으문 나무가 저라고 썩도록 놔두었겠는가? 진작 짤라 읍서 졌으꺼이시!” “무엇을 하는데 저

렇게 큰 나무가 없어진답니까?”

 

지금이야 각 가정에 기름보일러가 보급되었지만 옛날 우리 어릴 적 60년대만 하더라도 부잣집에서나 연탄을 땠

그걸 때는 사람도 거의 없었어! 그러니까 나무로 난방도 하고 밥도 하고 반찬도 만들고 그랬지.” “그러면 그건

 어디서 구해 온답니까?”

 

사와야지 어디서 구한단가? 그 시절에는 매일시장 한쪽에 나무 파는 곳이 있어서 새벽 일찍 시골에서 나무꾼들

이 지게에 지고 오면

필요한 사람은 거기서 흥정을 하고 돈을 지불하면 집까지 배달해주었거든.” “그러면 형님은 혹시 산에서 나무

해 본 적이 있으세요?”

 

후배가 묻는다. “왜 없었겠는가? 그 시절에는 웬만한 부잣집 아니면 나무를 사서 땔 형편이 못 되니까 너나할

 것 없이

나무를 하러 다녔거든, 그래서 가을이나 겨울이면 산에 나무가 남아나지 않았어!” “그럼 어디로 나무를 하러

 다니셨어요?”

 

나는 우리 누나를 따라 봉산리 쪽으로 갔는데 새벽 일찍 집에서 출발해서 산에 까지 걸어가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

그리고 도로가에 있는 산에서 나무를 하다 단속하는 사람들에게 걸리면 벌금 물 수가 있으니 안 되고,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갈퀴로 솔잎을 긁기도 하고, 또 솔방울을 따기도 하고, 자장개비라고 해서 나무

의 죽은 가지를

톱이나 낫을 이용해서 잘라내기도 하거든.” “나무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네요.” “그랬지! 그러다 재수 없어

 산주(山主)에게

 

걸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하루 종일 고생해서 긁어놓은 나무를 고스란히 뺏기기도 했거든.” “그러면 운반은 어

떻게 하셨는데요?”

산에 가면서 손수레 같은 걸 가지고 가야지 나무를 해서 손으로 들고 올수는 없지 않은가?” “옛날에는 사람

들 사는 게 정말 힘들었나 봐요?”

 

그래도 그때가 이웃 간의 정도 많았고, 서로 나눠 먹을 줄도 알았고, 어떻게 생각하면 살기가 참! 좋았단 생각

이 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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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는 아직도 수확하지 않은 콩들이 사이좋게 누워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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