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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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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8-12-22 17:11 조회3,5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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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

 

시골 마을 신작로 옆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서 있는 밤나무에서 어른의 엄지손가락만큼 굵은 반들반들한 밤

알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자,

마을 공터의 양지쪽에는 껍질을 벗겨 길게 갈라놓은 토란 대, 풋 호박 썰어 놓은 것, 들깨와 빨간 고추 등을 넓게

 펴서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머지않아 우리 곁을 떠나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뒤 따라 올 겨울을 대비하고 있었

.

시내(市內)에서 일을 보고 돌아오다 우연히 후배(後輩)를 만났다. “자네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지내셨는

?” “저야 항시 잘 있지요.

 

그런데 형님 건강은 어떠세요?” “좋은 편이야!” “지난번 수술(手術) 받으신 데는 완쾌되셨나요?” “그건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고 5년이 지나면 완치 판정을 받는데 그러고 나서도 또 1년에 한 번씩 계속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그러데.”

 

암이라는 병()이 한 번 걸리면 지독하게 안 나을까요? 완치 판정을 받았어도 또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보면?”

우리가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 받지 않은가? 그런데 1년에 한 번씩이니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런데 자네 지난번에 다친 허리는 어떤가?”

 

많이 좋아졌어요! 그때 형님이 말씀하신대로 바로 병원(病院)에 가서 주사(注射) 맞고 물리치료 받고 했더니

 며칠 안가 그냥 좋아지데요.”

그렇다면 다행일세! 대부분 사람들은 허리를 다치면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며칠 있으면 좋아지겠

!’하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다 나중에안 되겠다!’싶으면 병원으로 가더라고.” “그러니까요! 저도 형님이 말씀 안

하셨으면 또 며칠 고생했겠지요.”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길인가?” “저의 마을사람 자녀 결혼식 피로연이 있는데 거기 좀 다녀오려고요.”

그래! 그런데 작년에 결혼했던

 

자네 아들은 딸 낳았다고 했던가?” “아니요! 아들 낳았어요.” “그랬어? 축하드리네! 요즘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빨리 낳지 않으니까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그래도 빨리 낳아서 정말 다행일세!” “그러니까요. 저의 직장 후배는 아들이 결혼

한 지 3년이 넘었어도

 

아직도 소식이 없다고 걱정이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요즘은 우리 주위의 환경이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생활

 습관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으나

임신(姙娠)도 잘 되지 않고 또 했어도 떨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그러데!” “그러니까요? 그래서 오죽했으

 

시험관 아기를 생각하는 가정이 있겠어요? 이 모든 게 생활환경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

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형님은 손자와 손녀 안 보고 싶으세요?” “왜 안 보고 싶겠는가? 나도 사람인데 그러나 보고 싶지만 참

아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저는 아들이 강원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애기를 낳았다고 해도 빨리 가 볼 수가 없었는데

 지난번 백일 때 한번 가 봤거든요.

그런데 정말 예쁘더라고요.” “물론 그랬겠지. 그러면 어떤 때가 제일 예쁘던가?” “백일이면 애기가 무엇을

 제대로 알기나 하겠어요?

 

그런데 혼자서 방긋방긋 웃는데 정말 사람 미치겠더라고요.” “정말 그렇게 예쁘던가?” “애기를 보기 전에

할아버지가 체면이 있지

무슨 손자를 보러 강원도까지 가냐? 그러지 말고 데리고 오라 그래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가서 애기를

본 순간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기도 하고 마치 오래전부터 많이 그리워했던 얼굴? 하여튼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면서 아기가 웃을 때마다

 행복한 얼굴로 변하더라!’

집사람이 그러더라고요.” “그랬겠지 그래서 손자나 손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라고 하지 않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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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절기 중 스물 두번째 절기인 동짓날 입니다. 저의 집에서 정성을 다해 끓인 동지죽이오니 맛나게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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