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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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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7-11-25 17:20 조회2,9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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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도둑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목이 말라 음료수를 한 병 사

마시려고 선배가 운영하는 조그만 구멍가게에 들렸다.

형님! 잘 계셨어요?” “! 어서와! 으디 댕겨오는 길인가?” “결혼식 피로연

이 있어 다녀오는 길이네요.”

 

그라고 본께 요새가 결혼식 씨즌이네 잉!” “그러니까요.”하고 잠시 쉬어가려

고 의자에 앉아 신문을 펼쳐보았는데, 인천에서 안경점,

약국, 편의점 등에 설치된 작은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을 훔쳐 생활비로 써온 사람을

구속했다는 기사가 있어 선배에게

 

형님! 아무리 생활이 어렵더라도 불우이웃을 도우려는 모금함을 훔쳐가는 사람도

있네요.”하였더니 그랑께 말이여! 그란디

도둑들이 이것저것 생각하고 돌라간단가? 아무꺼이나 눈에 보이문 보인대로 돌라가

!” “아무리 그렇더라도 불우이웃을 도우려도

 

모금함을 훔치는 것은 너무했다.”하자 선배께서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더니그란

디 나는 여그서 일곱 번이나 도둑을 맞았어!

아니 정확하게 말하문 한 번은 도둑질 할라고 가게에 두르와서 잽혔응께 여섯 번이

!” “이 가게에서 여섯 번이나 도둑을 맞았다고요?”

 

그랑께 첨에는 이넘들이 내가 화장실 가고 읍는 사이 책상 서랍을 열고 만 원짜

5만 원짜리 지폐만 돌라 갔드라고.”

그러면 얼마나 잃으셨는데요.” “정확히는 몰라도 물견할라고 모아 논 돈인께

3십만 원쯤 되꺼이시.” “이런 조그만 가게에서

 

3십 만원이면 결코 작은 돈이 아닌데 그랬네요.” “그래도 첨 일이고 그래서 그러

려니 하고 넘어갔어! 그란디 그 담에 또 와 갖고

십만 원쯤 되는 돈을 가져가 부렇드라고!” “두 번씩이나 현금 도둑을 맞았다고

?” “금매 그랬단 마시 그래서 안 되것길래 여그 앞에

 

셔터를 설치해서 으디 나갈 때는 이것을 내리고 다녔어.” “그러면 효과가 있던가

?” “첨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드니 쫌 있응께

셔터를 올리고 털어 가드만.”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셔

터를 내린 다음 안쪽에서 잠그고 뒷문에 큰 자물쇠를 채워 놨드니

 

한동안은 괜찬하데.” “그러면 나중에 또 무슨 일이 있었어요?” “그랬는디 어느

날 아침 여그 옆집이 운동하는 아들 안 있는가?”

그 청년이 어째서요?” “옥상에 올라가서 멋을 정리하다 우연히 밑에를 내려다

본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애기들 둘은 망을 보고

 

한나는 절단기로 자물쇠를 짜르고 안으로 들어가드람서.” “애들이 정말 간덩이가

커졌네요.” “그랑께 말이여. 그래갖고 가만 가만 온께,

둘은 도망가불고 안에 들어간 애기는 밖에서 못나오게 해 놓고 경찰에 전화를 해서

잡었어!”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도둑질 당한 것 전부 다 변상하고 즈그들 나쁜 짓거리를 한 만

큼 징역살이를 시킬라고 그랬어!”

그러면 경찰에서는 어떻게 하던가요?” “그란디 담당 경찰관한테 전화가 왔드란

마시. 한번만 용서해주면 으짜것냐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첨에는 안 된다고 그랬제! 그랬드니 나중에 사정을

하드란 마시!” “어떻게 사정했는데요?”

솔직히 돈 많은 집 애들이 나쁜 짓 하겠습니까? 셋이 다 없는 집 애들인데 만약

법대로 하면 교도소에 가야하고 그러면

 

그 애들은 평생 동안 딱지(전과)가 따라다닙니다. 그러면 앞날을 막는 것이 되는데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그러면 되겠습니까?

그리고 애들이한번만 용서하면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겠다!’고 하니까 이

번만 봐 달라! 고 사정을 하드란 마시 그래서 결국 하고 말었어!

 

내가 쪼금 손해보드라도 애기들한테 전과(前科)는 안 따라 댕기게 해야 되꺼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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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산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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