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회

정우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문인 광장

조상님 산소와 벌초

페이지 정보

작성자 류상진 작성일17-12-30 13:58 조회2,512회 댓글0건

본문


조상님 산소와 벌초

 

친구의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친구들과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리

고 고인(故人)의 명복을 빌고 상주(喪主)들과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앉자 음식을 내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상()을 당한 친구 부부

가 우리 곁에 앉으면서

 

바쁘실 텐데 이렇게 찾아와 줘서 고맙네!”인사를 하였다. “자네 장인어른께서

는 금년 연세가 어떻게 되셨는가?” “올해 87세 되셨거든.”

그러면 평소에 병석에 누워계셨는가?” “아니 그런 것은 없고 늘 건강하게 계셨

는데 갑자기 처남에게돌아가셨다!’

 

연락을 받고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거든.” “금년에 87세 되셨으면 요즘 나이로는

아직 왕성하게 활동하실 나이신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니

자손들이 많이 섭섭하였겠는데.” “그러게 말일세!”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사

람들의 수명이 많이 늘어나서 그렇지

 

옛날 같으면 호상(好喪)이라고 할 거야.” 친구의 말에. “어떻게 생각하면 고인께

서 갑자기 돌아가시면 굉장히 서운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내가 아는 지인(知人) 한 분은 7년 동안이나 어머니 병 수발을 하셨거든. 그런데

처음 2~3년은 그래도 어쩐지 모르고 넘어가더라는 거야.

 

그런데 4년이 넘어가고 5년째가 되자 정말 죽을 지경이 되어어머니 제발 좀 돌아

가시씨요! 당신이 가셔야 나도 편하고 ,

식구들도 편하고 집안 모두 편하것소! 그러니 제발 좀 가시씨요!’하고 빌었다는

거야. 그런데 7년째 되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거야.

 

그래서 치상(治喪)을 치르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니 슬며시 걱정이 생기더라는

거야.” “무슨 걱정이 생겼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내가 어머니께 빨리 돌아가시라고 빌고 또 빌었는데 그것을 본 내 자식들은 나에

게 어떻게 할까? 혹시 불효라도 하면 어쩔까?’하는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다행스럽게 자식들이 다 효도를 해서 고맙더라는 거야.”

당신이 직접 어머니 귀에다 대고 큰 소리로

어머니 지금 빨리 돌아가세요!’하고 고함을 지르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그저

마음속으로만 돌아가시라고 빌었겠지.

 

그리고 1~2년도 아닌 7년 동안을 병수발을 하신 아버님을 보고 자랐을 자식들인데

어떻게 부모님께 효도를 안 할 수가 있겠는가?”

요즘 우리들 세대를 보고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 우리는 부모에게

효도를 하지만 우리 자식들에게는 버림받는 세대라고.”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자네도 생각해 보게 그래도 우리는 부모님이 불편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불편을 덜어드리고 편안히 모시려고

노력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래도 정 안 되면 요양원으로 모시든지 하는데, 우리 자

식들이 과연 그럴까?” “그렇기는 힘들 거야.

 

내가 아는 지인(知人) 한 사람은 일 년에 한번 하는 산소의 벌초도 하기가 싫다며

잘 계시는 조상님 시신을 파내 불태운 다음

들판에 뿌려버리고 봉분(封墳)도 아예 없애버렸더라고.” “아니 벌초가 하기 싫으

면 요즘은 대신해주는 업체도 있고 그러니

 

거기에 부탁을 하지 그렇다고 조상님 시신을 파내 불로 태운다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닐까?” “그러게 말이야! 벌초가 하기 싫으면 아예 하지 말고 그대로 놔두면

언젠가는 묘도 사라질 것 아닌가?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을

왜 사람들은 그런 생각은 하지 못 할까?” 그러자 한 친구가 말했다. “그래서 나

는 우리 애들에게 이렇게 미리 부탁을 해 두었네.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할머니 산소 주위에 뿌려라! 그리고 조상님 산소 벌초

는 하기 싫으면 그냥 그대로 두어라 그렇게

몇 년 만 지나면 산소에 풀이 자라나면서 덮어지고 자연히 없어 질 테니까.”

ce2ae6d82dffafa14f49dd7a56f0a864_1514609804_37.jpg
구몽산의 겨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