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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선짓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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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04-10 14:36 조회1,9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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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선짓국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 운동을 하고 있는데 어이~ 동생 아직 멀었는가?”하고 선배께서 묻는다. 왜요?

벌써 가시게요?”

운동 끝났으면 내려가야 신입구출이 되어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면 또 편리하게 이용할 것 아닌가?”

 

지금은 사람들이 올라 올 시간도 아니고 또 온다고 해도 제가 자리를 차지하면 얼마나 차지하겠어요? 그리고 이제 시간

열시 조금 넘었는데 일찍 내려가서 무엇 하시게요?” “특별히 무엇을 해야 할 것은 없지만 오늘이 5일 시장이 열리는 날

이니

 

장 구경이나 한 번 해볼까? 그러네.” “그러면 시장에서 선짓국 드시게요? 그러려면 아침 일찍 가셔야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옛말에선짓국도 초장 국이 맛있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왜 그런 말이 생겨났을까요?”

그러니까 약 4~5십년 전

 

우리가 제일 힘들게 살았던 1960년대, 그때는 장날이 다가오면 장터에 있던 선술집에서 그 전날부터 커다란 가마솥에 돼지

 피와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여서, 멀리 시골에서 어두컴컴한 이른 새벽부터 30십리도 넘는 길을 아무것도 먹지 않은

 

빈속으로 쌀이나 감자 고구마 같은 작물을 지게에 지고 장 보러 나온 시골사람들에게 막걸리 한잔만 마셔도 따끈따끈하고

  맛있는 선짓국을 그냥 주니까 얼마나 인기가 많았겠는가?”

그랬으면 이른 아침부터 그걸 파는 집은 사람들이 북적북적했겠네요?”

 

그랬지! 그런데 그렇게 사람들이 몰리다보면 아무리 국을 많이 준비해놔도 오후가 되면 부족하거든.” “그러면 어떻게

 했을까요?”

그때는 남은 국물에 그냥 물을 붓고 한 번 더 끓인 다음 간만 맞춰주니까 초장에 먹는 국물하고 완전히 차원이 다른 맛

 아니겠는가?

 

그래서 초장 국이 좋다!’라는 말이 생긴 것 같아.” “그러고 보면 우리도 정말 힘들게 살았던 때가 엊그제 같네요.

​  그런데 저도 어릴 때 그 국을 한 그릇을 먹고 화장실에 갔는데 그때는 푸세식 화장실이라서 변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빨갛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어린 마음에내 몸에 무슨 병이 있어 변이 저렇게 나온 것은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어

그 뒤로는 겁이 나서 못 먹겠더라고요.” “자네도 선짓국에 대한 추억이 있었네 그려! 그러면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하나

 해 줄까?”

 

무슨 이야기인데요?” “그러니까 1970년대 그때가 우리가 제일 살기 힘들었던 시기인데 그 시절에는 시골에도 인구가

 많을 때인데

먹거리가 귀하다보니 읍내에 5일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사람들이 북적북적했거든. 오죽했으면주인이 장에 가는데 머슴

 똥지게지고 따라간다.’라든가남이 갓 쓰고 장에 가니 밭에서 일하다 말고 망건 쓰고 따라간다.’ 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일세!” “5일 시장에 관한 재미있는 속담이 많았네요.” “그런데 어느 날 그날은 오후에 늦게 우리 친구와 시

장 선술집에서 선짓국에 막걸리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시골 영감님 한분이 들어오더니

 

내가 돈이 막걸리 한잔 값밖에 없는데 술을 줄 수 있냐?’ 고 묻자 주인아주머니께서 드릴 테니 자리에 앉으세요.’ 하더니 김이 펄펄

 나는 선짓국 한 그릇과 커다란 사발에 담긴 막걸리를 영감님 앞에 놓으니 갑자기 안색이 변하면서

 

아니 나는 돈이 막걸리 한 잔 값밖에 없다고 했는디 이런 걸주면 어떻게 하냐?’ 고 하자 어르신이 막걸리 한잔 달라! 고 해서 드린 것

이고

선짓국은 날씨도 춥고 그러니까 그냥 따뜻하게 잡수라고 드렸으니 맛있게 잡수세요. 그리고 혹시 작으면 더 달라고 하세요.’ 하자

 

영감님께서 정말 맛있게 자시더니 내가 70 평생을 살았어도 이렇게 맛있는 선짓국은 첨이요. 참말로 잘 묵었소!’ 하시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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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봄과 함께 명자꽃도 잊지않고 찾아와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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