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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10년씩 가버리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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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05-01 17:59 조회1,9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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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10년씩 가버리는 세월

 

길을 가다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뒤 돌아보았더니 잘 아는 후배가 나를 보고 빙긋이 웃으며 아니 형님은

무엇이 그렇게 급해 몇 번을 불러도 모르고 앞만 보고 가세요?”물었다.

그랬어? 나는 누가 부를 것은 생각도 않다 보니

 

그런 것 같네! 그런데 자네는 통 만날 수가 없던데 지금 어디서 살고 있는가?” “저는 경남 창원에서 살고 있어요.”

그러면 지금 어디 다녀오는 길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조금 늦었지만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느라고요.

 

그런데 형님은 직장에서 정년퇴직하셨어요?” “퇴직한지 벌써 6년째 되었어.” “벌써 그렇게 되셨어요? 그런 걸

보면 세월 정말 빠르지요?” “그러게 말일세! 내가 처음 우체국에 근무를 시작했을 때만해도

 

나에게는 정년퇴직이 없을 줄 알았거든.” “왜 그런 생각을 하셨는데요?” “나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빨리 시험을

봤기 때문에 직장생활도 일찍 시작했거든 그러다보니 정년퇴직을 신경이나 썼겠는가?”

 

형님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그러네요. 그러면 전부 몇 년이나 근무하셨어요?” “40년 정도 근무했는데 막상

직을 하려니

내가 벌써 이렇게 나이가 되었는가?’실감이 안 나더라고.” “그러면 일찍부터 형님 위로 선배는 안계셨겠네요.”

 

그렇지! 내가 정년하기 7~8년 전 어느 날부터 선임(先任)이 되고 보니 가끔내 위로 누군가 선배 한 사람쯤 있

었으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 그런데 자네는 창원에서 무엇하고 있는가?”

저는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현장에서 일을 한다면 힘들지는 않던가?” “왜 힘이 들지 않겠어요? 그런데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처우나 작업

환경이 아주 좋아졌어요.”

그랬다면 정말 다행일세! 그런데 그곳에서는 정년퇴직은 없는가?” “왜 없겠어요? 제가 하는 일은

 

큰 공사(工事)에서 부분별로 하청을 받아 하는 일인데 나이 65세가 넘으면 일을 주지 않거든요.” “일을 주지 않는

다면사실상 정년퇴직하는 것이네!”

그렇지요. 그래서 저도 내년에 만 65세가 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일을 할 수 있는데

 

그 다음해부터 다른 일을 해 볼까? 연구 중이거든요.” “무슨 일을 하는데?” “그러니까 나이가 많은 사람은 현

장에서 직접 일을 할 수는 없지만

사무실에서 현장의 일이 원활하게 돌아 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잔무정리를 해주는 것은 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을 쓰고 있는데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것 보다 보수는 약하지만 그래도이 나이에

을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런 일은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거든요.”

 

아주 좋은 생각일세! 그러면 자네는 언제내가 나이를 먹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되던가?” “그게 평소에는

잘 모르고 넘어가는데 일을 하다 막힐 때가 있거든요. 그러면 누구에게 물어보면 좋은데 물어볼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때 제일!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아주 오래전 연세대 명예교수께서

‘10대 때는 시간이 12분 아주 느리게 천천히 가는데, 20대가 되면 1시간 2시간씩 가다가, 30대가 되면

 

하루, 이틀씩 조금 더 빠르게 가고, 40대가 되면 한 달, 두 달 더 빠르게 가는데, 50대가 되면 12년 씩 더 세게

달리다, 60대가 되면 한꺼번에 1020년씩 가버리는 게 세월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거든,

 

그러다보니 나도 어느새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것 같은데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꺼

번에 1020년씩 가는 세월이라도 우리가 잘 활용해서 허송세월이 되지 않도록 해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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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있는 전남 보성 일림산 철죽입니다. (2021년 4월 30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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