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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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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1-12-11 15:36 조회2,1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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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이야기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마을 형님께서동생 끝내려면 아직 멀었는가?”물었다. “왜요벌써 내려가시게요?”

아니 여기 온지가 언젠데 벌써 라고 하는가운동도 너무 무리하면 안 좋은 것이니 그만 내려가세!” “지금 내려가면 너무 서운하니

 

한 5분만 더 있다 가면 안 될까요?” “자네가 너무 오래있다고 지금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어그러니 그만 내려가세여기 너무 오래있다

잘못하면 비를 맞는 수가 있어.” “오늘 비 온다는 예보도 없었는데 왜 먹구름이 몰려올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해서 산을 내려오려는데

 

마침 옆에서 운동을 하던 마을 형수님께서 그러면 나도 같이 가시게요.” “방금 올라오셨으니 더 계시지 왜 내려가려고 그러세요?”

여기 혼자 있으면 무서워서요.” “혼자 있으면 혹시 귀신이라도 나온다고 하던가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날씨가 우중충하면 왠지 모르게

 

오싹한 기분이 들더라고요.”하자 마을 형님께서 하긴 몇 년 전에 어떤 젊은 아주머니 한분이여기서 귀신을 만났다!’고 하는 바람에

한동안 여자들이 무서워서 못 다녔는데 지금은 조용하더라고.” “그러면 정말 귀신을 만났을까요?” “글쎄 내가 옆에서 지켜 본 것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겠는가그러나 옛날 내가 젊었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귀신이나 도깨비가 나타났다는 말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

그럼 옛날에는 귀신이나 도깨비가 많았을까요?” “그러니까 4~50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가로등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밤이면 정말 컴컴했거든

 

그런데 어느 날 우리 집 작은방에 사는 사람이 나를 부르는 거야.” “왜 불렀을까요?” “자네도 알다시피 옛날에 우리 집은 동네에서

 

제일 높은 집 아니었는가?” “그랬지요.” “그런데 그때가 봄철 모내기하던 때라 서로 논에 물을 빨리 대려고 밤이면 물싸움이 치열하던 때인데

지금 마을 들판에 도깨비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빨리 와 보라!’는 거야그래서 무슨 도깨비가 있다는 거야?’하며 들판을 내려다보았는데

 

그날은 하필 달도 뜨지 않는 컴컴한 밤이었는데 불빛 몇 개가 움직이더라고.” “정말 불빛이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그랬다니까.

그런데 그걸 가만히 보고 있으니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고 일정한 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더라고.” “그러면 불빛이 있는 곳에 가 보셨어요?”

 

가보든 안했지만 왜 선을 따라 움직이는 가를 생각했더니 아까도 내가 말을 했지 않는가그때가 모내기철이라고그래서 논에 물을 대려고 손전등을 켜고

논둑을 따라 다니니 멀리서 보면 마치 도깨비불처럼 보일수도 있거든.” “그게 알고 보면 별일도 아닌데 괜스레 오해를 했네요.”

 

그런데 자네 장자골에 살던 황씨(黃氏영감님 혹시 아는가?” “잘 알지요.” “그 영감님이 젊었을 때 그랬다는데어느 날 돼지고기를

한 근 사가지고 자신의 집까지 산길을 한참 걸어가는데 어둠속에서 누가 불쑥 나타나더니 가지고 있는 돼지고기를 내 놓으라!’고 했다네그래서

 

이건 절대 안 된다!’고 했더니 그럼 씨름을 해서 이긴 사람이 돼지고기를 차지하자!’고 했다는데 옛날 우리 어렸을 때 도깨비가 만나서

씨름을 하자고 하면 무조건왼발을 걸면 이긴다.’고 했거든하여튼 그렇게 해서 도깨비는 이긴 것 같았는데 나중에 보니 돼지고기를 빼앗기고

 

밤새 끌려 다니며 고생을 했다네지금이야 그런 일이 없겠지만 왜 그 시절에는 귀신이나 도깨비도 많았는지아마도 먹고살기

힘들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지어낸 게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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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1월 24일 촬영한 제주 한라산 설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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