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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농사는 정말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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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08-03 14:48 조회1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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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농사는 정말 힘들어!"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시골길 옆 고추밭을 지나가는데 선배 한 분께서 “여기가 우리 마을

김 씨(金氏)네 밭인데 고추들이 안 죽고 잘 살았네!”하며 흐뭇한 표정이어서 “언제 고추들이 많이 죽었나요?”

 

“지난번 처음 고추 모를 이식하고 나서 며칠 지나더니 ‘모가 많이 죽었다!’고 장날 장에 가서 백주를 사다 심었는데

그것도 부족하다! 고 다시 백주를 더 사다가 땜빵을 했는데 다행히 나중에 심은 것도 죽지 않고 살아서 보기에 좋구먼.”

 

“그러면 다시 사다 심느라 고생이 많았겠네요.” “그렇지! 농민들은 무슨 작물이든 처음 심어놓으면 그게 변치 않고

잘 자라서 열매를 맺고 수확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고 잘 크다가 중간에 병이 걸린다거나 또 이유도 모른 채 죽거나

 

그러면 어떻게 하든 건강하게 하려고 그때부터 별의별 방법을 다 쓰면서 고생이 시작되는 것인데. 이 밭 주인 김 씨도 처음

고추 농사를 시작했을 때 누가 ‘소(牛) 거름을 공짜로 가져가라!’ 하니까 욕심대로 밭에 깔았어! 그런데 그게 탈이 났는지

 

고추가 잘 크다 병이 든 것처럼 시들시들하더니 죽었어!” “그러면 작물에 거름이 너무 많아도 안 좋은 걸까요?”

“그게 사람이나 동물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어느 정도 음식을 먹다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지 못하는데, 작물들은 그렇지 않고

 

계속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그게 어느 한도까지 다다르면 넘쳐서 병이 되어 죽는다고 하거든, 그러면 그 이듬해에는

거름을 넣지 말고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또 넣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고추는 몇 년 연작하면 잠시 쉬었다가

 

짓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계속 지으니 요즘에는 연작을 피하는 약이 있어 그 약을 뿌리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꾸 문제가 생기더라고.” 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후배가 “그런데 고추 농사가 어디 영양분 과식이나 연작 피해만

 

있답니까? 몇 년 전 저의 고추밭에 고추들이 어느 날부터 시들시들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래서 고추를 뽑아

농약 방에 가지고 가 물었더니 ‘역병이니 약을 뿌려야 한다.’며 약을 주면서 ‘최대한 고추 뿌리 가까운 곳으로 뿌리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고추가 한두 주도 아니고 무려 칠 백주가 넘는데 일일이 한 개씩 다 뿌리고 나니 죽을 지경이더라고요.” “그러면

약 효과는 있던가?” “그런데 약을 뿌리고 나서 처음에는 약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더니 내가 잘못 봤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며칠 지나고 나자 다시 시들시들해지더니 죽어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 정말 힘들었겠는데.” “그런데

농약 방에 가면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틀림없이 좋아진다!’ 장담하는데 아무리 약을 뿌려도 좋아질 기미도 없이 매일

몇 주씩 죽어 나가더니 나중에는 백주도 못 남고 다 죽고 말았어요.” “그때는 정말 허망하셨겠네.” “허망은 말할 것도 없고

 

매일 뜨거운 햇볕 아래서 어떻게 하든 살려보겠다고 일이백 주도 아닌 무려 7백 주가 넘는 고추에, 옷에 땀이 뒤범벅이 되어

뚝뚝 떨어질 정도가 되어도, 일일이 뿌리 가까운 곳에 약을 뿌렸어도 아무런 보람도 없이 다 죽어버리니, 그동안 약 사느라 들어간

돈은 얼마이며 고생은 무슨 고생인가? 지금 생각해도 화가 치밀어 두 번 다시 고추 농사 안 짓는다고 다짐했는데, 그렇게

 

가을이 가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또다시 고추 고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우고 누구네 집에서 더 좋은 고추 모종을 키우고 있는가?

알아보고 또 사다가 심으면서 금년에는 작년보다 고추 농사가 잘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그런 마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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