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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안 하던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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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08-24 18:08 조회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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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안 하던 짓

 어젯밤 한밤중 깊은 잠을 자고 있는데 창문 밖에 강한 비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우~루~루 쿵~ 쾅!’ 천둥번개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팍!’ 소리가 나면서 정전(停電)이 되자 주위가 온통 어두컴컴한 암흑천지로 변하고 말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후래쉬를 들고 누전차단기를 확인하였으나 아무 이상이 없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생각이 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정전은 오전 10시쯤 한전에서 변압기를 교환하면서 해결되었지만

 

 

몇 시간 동안이었지만 전기가 없는 불편은 한 두 가지가 아니었고 일요일에도 수고하시는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마음이었다.

오늘은 친구들과 산행하는 날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모여 산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며칠 전 퍼부은 장맛비로 인하여 등산로 여기저기가 많이 패어있었는데 후배의 이야기에 따르면 엊그제

비가 많이 내렸던 날은‘약 서너 시간 동안 마치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듯 쏟아져 내렸다!’니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이 산 정상 옆에 있는 전망대에서 잠시 배낭을 벗어놓고 집에서 준비해 온 간식을 꺼내

“이거 시원하라! 고 아침에 냉장고에서 꺼낸 수박이니 한 조각씩 드셔보세요.” 하며 후배가 수박을 권하는데 친구가 꿀 병보다

 

 

약간 작은 유리병을 배낭에서 꺼내고 있었다. 그래서 “자네 지금 꺼내는 것이 무엇인가? 혹시 꿀을 가져왔는가?” 묻자

“이것! 어제 우리 집사람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제조한 몸에 좋은 복숭아 달인 물인데 아주 맛있을 거야!” “복숭아 달인 물이라고?

 

 

그러면 그건 어디서 났는데?” “우리 집에 나무가 하나 있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별로 열매가 열리지 않더니 올해에는 무슨 일인지

셀 수도 없이 많이 달렸어!” “그러면 조금 솎아 내지 그랬는가?” “많이 솎아냈는데도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어느날부터

 

 

이게 조금씩 빨개지면서 익더니 바닥으로 떨어지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래서 그걸 주워 깎아 맛을 보았는데

정말 달고 맛있더라고. 그래서 복숭아를 전부 따버렸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이 문제더라고.” “그러면 봉지를 씌워

 

 

놔주면 조금 오래 나무에 둘 수 있지 않았을까?” “그건 복숭아를 전문적으로 하는 농장에서 하는 일이고 나는 나무 심어

올해 처음으로 복숭아를 수확했기 때문에 봉지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데 어떻게 그걸 씌우고 있을 것인가?”

 

 

“그렇기는 하겠네! 그러면 복숭아 달인 물은 어떻게 만들었는가?” “그건 우연히 유트브를 보고 배웠는데 복숭아를 깨끗이 씻은

다음 껍질을 벗겨 한입 크기로 잘라 적당한 크기의 냄비에 붓고 적당량의 꿀과 설탕을 그리고 소금을 넣은 다음 물을 붓고 약한

 

 

불에 끓여 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시킨 대로 했는데 예상외로 맛이 정말 괜찮더라고.” “그랬어! 그러면 어디 한 번

맛을 보세!”하고 친구가 종이컵에 덜어준 봉숭아 달인 건더기를 먹어보았는데 이건 마치 통조림을 먹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기왕이면 국물도 마셔보고 평가를 해봐!” 하며 따라준 걸 마셨는데 영락없이 통조림과 똑같은 맛이어서 “자네 이것 시장에 가져가

펼쳐놓고 팔아야되겠네!” 하였더니 “정말 그렇게 맛있어? 나는 이걸 싸 오면서도 혹시라도 친구들이 ‘이것 맛도 없어 못 쓰겠네!’

 

 

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거든.” “아니 이렇게 맛있는 걸 가져왔으면서 왜 가슴이 조마조마해?” “그게 내가 평소에 이런

걸 가지고 다녔으면 별걱정이 없겠는데 생각지도 않은 걸 만들어 가져왔으니 누구 말대로 안 하던 짓을 한 셈이니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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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네 담벼락 세워진 작대기를 감고 올라와 예쁜 꽃을 피우고 수줍게 웃고 있는 아가씨는 작두콩의 꽃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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