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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치와 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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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08-31 17:11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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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치와 부엉이

 관주산 정상에서 운동을 마치고 일행과 함께 단풍나무 숲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새들이‘짹! 짹! 짹!’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오늘은 새들에게 5일 시장이 열린 날 일까요? 왜 저렇게 시끄러울까요?” “글쎄 그건 새들에게 물어봐야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면 이걸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요?” “글쎄 나는 모르니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니까.” 하자

옆에서 가만히 듣던 후배가 “형님! 제가요, 오늘 아침 저의 집 뒤쪽에 보기 싫게 자라난 나무를 자르려고 정전 가위를

 

 

막 가지에 대려는 순간 새 새끼 한 마리가 빤히 저를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새 새끼가 쳐다보더라고?” “글쎄 그렇다니까요.”

“그러면 새가 무슨 색이던가?” “검은색은 아니고 옅은 잿빛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크기는 참새보다는 약간 더 큰데

 

 

몸에 털이 모두 다 난 게 아니고 드문드문 난 것이 제 생각에 어치 새끼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런데 처음 보았을 때 새가 아직 잠에서 덜 깬 것 같이 졸고 있는 것처럼 보여 ‘혹시 애가 어디 아픈가?’하고 새를 잡아

 

 

눈에 잘 보이는 장독대 같은 곳에 올려놓으려고 막 손을 대려는 순간 위쪽에서 갑자기 ‘찍! 찍! 찍!’ 다급한 외침 같은

소리가 들려오자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새가 갑자기 ‘펄쩍!’ 뛰어 몸을 돌리더니 아직 털도 온전하게 나지 않은 날개를

 

 

파닥이더니 급하게 풀 속으로 빠르게 달아나더라고요.” “동생이 새를 잡으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새 어미가 어딘가에서

보고 있다 ‘위험하니 빨리 피하라!’며 공습경보를 내린 것일까?” “글쎄요! 그것까지는 제가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직

 

 

털도 제대로 나지 않은 새가 갑자기 빠르게 도망하는 것을 보니 정말 기특하다고 해야 할까요?” 하자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선배께서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 일하는 분이 있었거든. 그런데 그 양반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갈 때면 내가 이쁘다고

 

 

꼭 나를 지게에 태우고 갔는데 어느 날 커다란 바위 밑에서 부엉이 새끼 세 마리를 발견했어.”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 시절 나는 어리니까 어떻게 할 줄 몰랐는데 그 양반이 부엉이 한 마리를 끈으로 지게에 묶어 집까지 데리고 오는데

 

 

마을에 들어설 때까지 어미가 계속 따라오면서 울부짓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나는 그냥 놓아주고 싶었지만

그 양반이 부엉이에게 ‘너는 아직도 새끼가 두 마리가 있으니 그걸 잘 키우면 되지 욕심 많게 새끼를 내놓으라 그러냐?’ 하며

 

 

끝까지 돌려주지 않으니 결국 그냥 돌아가더라고.” “그러면 부엉이 새끼를 키우려면 힘들 텐데 어떻게 하셨어요?”

“그래서 그날부터 논 가에 다니면서 개구리를 잡으러 다녔는데 그 시절만 하더라도 개구리는 지천에 널렸다면 조금

 

 

무리일 것 같지만 엄청 많았던 것은 사실이야.” “그래도 하루 이틀 아니고 매일 개구리를 잡으러 다닌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그래도 개구리를 잡아다 먹이면 먹일수록 하루가 다르게 크게 자라는데 처음에는 개구리를 잘게 잘라 주었는데

 

 

날이 가면서 나중에는 그냥 통째로 주어도 꿀꺽 삼키더라고.” “그러면 부엉이 새끼가 자라면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전 먹이 잡는 법이라든가 그런 걸 훈련을 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하셨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다녀오니 새가 없어졌어.

 

 

그래서 아버지에게 물었더니 ‘군청에선가 어디선가 점잖은 사람 둘이 와서 부엉이는 저희들이 잘 훈련 시켜 자연에 돌려보내겠다! 며

달라!’고 해서 주었다!’ 하더라고 그때는 그게 사라져 정말 서운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주기를 잘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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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8월 28일 촬영한 전남 보성 웅치면 들녘입니다. 지금 누렇게 익은 벼들은 올벼 쌀로 가공되어 판매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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